금융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각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활용했지만, 이제는 금융 데이터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는 ‘오픈 API(Open Banking)’와 ‘마이데이터(MyData)’라는 핵심 키워드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시스템이 어떤 기술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금융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만들어내는지를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픈 API(Open Banking)의 개념과 구조
오픈뱅킹은 사용자가 동의하면, 제3자 서비스 제공자(핀테크 기업 등)가 은행 데이터를 API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체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입니다.
오픈뱅킹 API의 주요 구성요소
- 인증(Authentication)
사용자가 본인임을 인증하기 위해 OAuth2.0 기반 인증 기술이 사용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금융기관은 사용자 동의를 받은 후 토큰을 발급합니다. - 권한 관리(Authorization)
인증된 사용자에 대해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지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잔액 조회, 거래내역 조회, 이체 권한 등이 나뉘어 제공됩니다. - 데이터 전송(Transmission)
JSON 기반의 REST API를 통해, 표준화된 형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습니다. 이로 인해 다양한 기업들이 쉽게 API를 연동할 수 있습니다. - 보안(Security)
금융보안원의 표준을 따르며, 데이터 암호화, 접근제어, 로그 기록 등의 안전장치가 필수로 적용됩니다.
마이데이터 산업이란?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원하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해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제도입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으며, 금융, 보험, 통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산업의 핵심 기술
- 데이터 수집 표준화
각 금융사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표준 포맷으로 변환하여 사용자 맞춤 서비스에 활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XML/JSON 변환, 필드 통합 등의 기술이 사용됩니다. - 통합 인증 및 권한 통제
사용자가 서비스에 가입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본인 인증을 통해 각 금융기관에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때, OAuth 기반의 토큰 인증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 데이터 분석 기반 엔진
수집된 데이터를 정제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패턴 분석, 자산 통합 리포트, 신용 점수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기술이 핵심입니다. - 보안 시스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다양한 법률에 따라 보안체계를 갖춰야 하며, 서버 보안, 데이터 암호화, 접근 통제 등이 중요합니다.
오픈 API와 마이데이터의 관계
이 둘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오픈 API는 데이터를 외부로 공유하는 기술적인 틀이고,
- 마이데이터는 그 데이터를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산업입니다.
즉, 오픈 API가 인프라라면, 마이데이터는 그 위에 구현된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마이데이터 앱에서 신용카드 사용 분석 서비스를 요청하면, 이 앱은 오픈 API를 통해 카드사에서 데이터를 가져오고, 이를 분석해 제공합니다.
실전 활용 사례
1. 통합 자산관리 앱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등은 오픈 API를 통해 사용자 금융정보를 가져오고, 이를 종합해 소비 리포트, 금융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 개인 신용 평가 서비스
과거 금융사에 흩어져 있던 정보를 모아 신용점수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대출 조건이나 신용카드 발급 조건을 개인 맞춤으로 제공합니다.
3. 보험 리모델링 서비스
마이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중복 가입 여부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과제와 향후 전망
과제
- 보안 문제: 데이터 유출 우려와 해킹 위협이 항상 존재합니다.
- 표준화 부족: 금융사마다 제공하는 데이터 구조가 조금씩 달라서 완전한 통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과도한 접근 권한: 일부 핀테크 기업이 불필요하게 많은 데이터 접근 권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향후 전망
- 금융사-IT기업 간 경쟁 격화
금융사도 자체 앱 강화에 나서고, IT기업은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 서비스 고도화
단순 데이터 제공을 넘어, AI 기반의 자산 관리, 자동화 금융 서비스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해외 확장
한국의 마이데이터 시스템은 이미 일본, 유럽, 싱가포르 등의 나라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결론: 데이터 주권의 시대, 기술을 이해해야 활용도 높아진다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금융 소비자의 권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합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관리하며, 이를 통해 가치 있는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기술 구조에 대한 이해는 단지 개발자나 금융사 관계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일반 사용자도 이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정확히 선택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단지 돈을 잘 모으는 시대가 아니라, 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시대입니다. 오픈 API와 마이데이터 기술 구조를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핀테크 서비스들을 활용해보세요. 데이터가 곧 자산이 되는 흐름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